글을 쓰는 친구들을 만날 때면 꽤 많은 수의 사람들이 글쓰기를 마치 천형처럼 여기는 것에 신기해했었다.
그들은 글쓰는 것을 좋아서 선택했으면서도, 글쓰는 것을 괴로워하고 있었고, 난 그것을 이해하기가 힘들었다.
제팔트의 "전원에 머문 날들"에 그려진 작가들 역시 글쓰기라는 사직할 수 없는 천형에 얽매여 자신에게 고통을 주는 사람들이다.
제발트는 켈러, 루소, 발머 등의 작가들의 작품에서 작가의 생각을 읽어내고 그것에 맞는 다른 작가나 사상가의 파편물들을 조합하여 작가의 모습을 좀 더 구체적으로 드러낸다.
그는 글쓰기로 고통받았던 그가 사랑했던 작가들에 대한 추모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 추모의 방법은 바로 인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