켈러는 이런 이해력 덕분에 개인의 이익과 공동의 이익이 점점 더 배치되어간다는 사실을, 그리고 새롭게 쟁취한 시민적 자유와 권리에서 당시 막 형성되기 시작한 프롤레타리아트 계급은 사실상 배제되어 있다는 사실을, 또 소설 [마르틴 잘란더]에 나오듯, 공화국의 이름이란 민중이 빵과 언제든 바꿔 먹을 수 있는 돌멩이가 될 수도 있다는 것도, 그래서 고삐 풀린 자본주의의 시대에 정치적 피로감이 더해가는 상황은 끊임없이 생계 걱정을 안겨주고 그로 인해 중간 계층마저도 불리한 거래를 떠안지 않을 수 없는 형편이라는 것을 꿰뚫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