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작가들에게 글쓰기라는 것은 아무리 지긋지긋하고 답이 없는 일 같아 보여도 어느 날 갑자기 그만둘 수 없는 그런 일인 것 같다 글 쓰는 주제의 입장에서 보면 그런 자신을 변호하기 위해서 내놓을 수 있는 근거란 아무것도 없으며, 따르는 보상 또한 적다. 어쩌면 켈러가 원래 계획했던 바처럼 젊은 예술가가 예술가로서의 이력이 비극적으로 끊기고 모든 것을 포기하는 '삼나무처럼 어두운 결말'을 맞이하는 짧은 소설을 하나 써버리고는 절필하는 편이 정말로 더 나을지도 모른다. 물론 독자들로서는 손실이 클 수 있다. 자기 자신의 말의 세계에 포로로 붙잡힌 불쌍한 작가들이 정작 자신의 삶에서는 결코 누려보지 못한 그런 아름다움과 강렬함의 전망을 독자를 위해서는 간혹 성공적으로 열어줄 때가 있기 때문이다. (머리말 9-10쪽)
제발트라는 작가에 대한 정보없이 제목이 좋아 선택하게 된 책.
읽는 내내 와 닿지는 않았다. 이 책으로는 제발트의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는 없었지만 가끔 만났던 끌리는 문장들이 다른 작품들을 읽어보고 싶게 만들었다. 쉽게 읽히는 책들은 아닌 듯 하지만 도전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