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연하게 알고 있던 것과 실제로 <마담 보바리>를 완독하고 나서의 느낌은 사뭇 달랐습니다. 샤를 보바리의 아내인 '마담 보바리'가 아닌 자신의 욕망과 사랑을 위해 삶을 온통 쏟아부어 삶에 대한 미련 마져 소진하고 간 여자 '에마 보바리'의 이야기 였고, 그런 그녀를 끝까지 사랑했으나 믿음은 조금 부족했던 샤를 보바리의 이야기였다고. 결혼이 주는 안정과 울타리를 스스로 타넘는 스릴를 만킥한 에마를 어쩌면 현대에선 대단한 사람이라 칭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엄마로서의 에마는...너무 부족한 사람이었습니다. 그점이 아쉽습니다. 사랑은 하되 책임을 안지는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어찌되었든 에마는 사랑을 했고 레옹이나 로돌프는 그런 그녀의 사랑을 이용만 했을 뿐이라는 점이 참 씁쓸합니다. 귀스타브 플로베르의 섬세한 감정선 묘사와 눈에 선하게 보일 듯 그려낸 풍경들, 소리와 냄새와 색감들은 그 시대를 진짜 살아가는 듯한 착각에 빠져들도록 만들었고 때론 헛소리 같은 오메의 치료술에 대해서도 혹할 말큼 유혹적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