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운명이 사람을 말 대신 잡고 두는/ 밤과 낮이 격자무늬를 이루는 체스판이다./ 이쪽으로 저쪽으로 움직여 잡고, 죽이고/ 하나씩 하나씩 상자로 돌려보낸다.
얀 페터 트리프의 그림들에서 죽음이라는 주제는 전적으로 프루스트의 규정을 따라 덧없는 순간들과 성좌들이 시간의 흐름에서 벗어남으로써 중지되는, 지나가고 있고 지나갔으며 잃어버린 시간의 주제와 연결된다. 빨간 장갑 한 짝, 다 타버린 성냥개비, 도마 위의 작은 양파 한 개와 같은 사물들은 자신 안에 모든 시간을 품고 있으며 화가의 헌신적인 노고를 통해 영원히 구원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사물들을 감싸고 있는 기억의 아우라는 사물들에 멜랑콜리의 결정을 이루는 일종의 추모Andenken의 성격을 부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