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아버지가 아들을 죽였을까? 왜 그것도 뒤주에 가두어 죽였을까? [한중록]에서 사도세자의 죽음을 다룬 부분은 순조 때 쓴 것이다. 혜경궁이 사도세자는 미쳐서 죽었다고 말한 것으로 읽었다. 세자가 미쳤다 하여 임금이 아들을 죽인 것으로 이해했다. 잘못을 두고만 볼 수 없어서 이른바 당쟁희생설을 세상에 널리 알린 책 하나를 잡아서 비판 논문을 발표했다.
사도세자 영화 ‘사도’를 보고 어떻게 저럴 수 있나 충격이었는데 [권력과 인간]을 읽고 난 후 확실해졌다. 뒤주에서 뛰쳐 나온 사도세자를 다시 들어가게 하고 숨구멍을 막아놓으면 인간이 견딜수 있을까 너무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자가 아버지가 얼마나 무서웠으면 <날이 조금 흐리거나 겨울에 천둥이라도 치면 임금이 무슨 꾸중이라도 할까 사사건건 두려워하며 떨었다.> 이 책을 읽고 가정교육이 얼마나 중요하고 아이는 부모의 사랑과 정성으로 자란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게 하였다. 사도라는 이름은 ‘생각할 사’ ‘슬퍼할 도’ 곧 생각하고 슬퍼하다로 번역하고, 영조의 자식 보낸 슬픔을 뜻하는 것으로 이해했다. 기가 막히는 노릇이다. 자식이 죽고 난 후에 그러면 무슨 소용이 있는지 영조에게 물어보고 싶은 심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