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0.23.Sat.>
[제 3부 - 1]
"아뇨! 모르실 거예요, 당신은 여자가 아니잖아요, 당신은."
하지만 남자들에게도 나름의 걱정이 있는 법이고, 그래서 대화는 몇가지 철학적인 고찰로 접어들었다. 에마는 세속의 사람이 얼마나 비참한지와 사람의 마음을 매몰시키는 끝없는 고립에 대해 길게 이야기했다. _p.333_
마침내 그녀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더 딱한 것은 나처럼 쓸모없는 삶을 질질 끌어가는 일 아닐까요? 우리의 고통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면, 희생한다고 생각하고 자기 위안이라도 삼으련만!" _p.335_
=> '쓸모없는 삶'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에마가 샤를을 정말로 비참하게 하는구나 싶어 맘이 아프기도했다.
그 말이 그녀의 진심이었을까? 에마 자신도 알 수 없었는데, 매혹적인 유혹에 끌리면서도 그 유혹으로부터 자신을 방어해야 한다는 생각에 온통 마음이 쏠려 있었다. 그녀는 촉촉한 눈길로 청년을 응시하면서 그가 떨리는 손길로 주저하며 수줍게 그녀를 애무하려 하자 부드럽게 그 손길을 물리쳤다. _p.340_
=> 다시 만난 레옹을 대하는 에마의 태도에 과연 진심이 있었을까. 재는 것은 아일까, 혹시 혼란스러운 것일까, 다양한 생각을 하면서 에마의 마음을 헤아려보려 노력했다. 잘은 모르겠지만 이 대목에서 레옹. 왜 나타났냐... ㅠㅠ
식탁보를 걷은 후에도 보바리는 식탁에서 일어나지 않았다. 에마도 마찬가지였다. 샤를을 지켜보면 볼수록 그 지루한 모습이 점차 그녀의 마음에서 모든 연민을 몰아내버렸다. 그녀에게 그는 초라하고 나약하고 하찮은, 요컨대 모든 면에서 한심한 남자로 보였다. 어떻게 하면 이 남자에게서 벗어날 수 있을까? 정말이지 지루하기 짝이 없는 밤 아닌가! 사람을 마비시키는 아편 연기 같은 무언가가 그녀를 무감각한 상태로 만들고 있었다. _p.361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