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듯 단순하게 메리 벨라에게 고독이 시작되었고, 과거에 그녀가 겪었던 그 어떤 고독보다 지독했다. 그녀가 살아오면서 너무도 자주 접한 고독들을 작아 보이게 만드는 그 무시무시한 고독은 불가사의한 것이기도 한 게, 그녀가 그 누구보다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 아직 곁에 있는데도 찾아왔던 것이다. "어리석은 일이야. 모든 게." 앤서니가 말 했다.
그의 목소리에는 분노도 신랄한 짜증도 실려 있지 않았다. 하지만 인내심이 바닥나면 그 두 가지가 다 찾아올 터였다. 그다음엔 무관심, 경멸, 멸시가 이어질 터였다. 그녀는 왜 그걸 알까? 그는 왜 알지 못할 까? 한때는 그가 선생님이었는데. p.203
밤은 느렸다. 밤의 느림은 그들의 희망이었고, 창턱 위에 놓인 시곗 바늘의 굼뜬 움직임은 헝클어진 실타래를 풀 수 있도록 그들에게 주어 진 기회였다. 시간은 그들의 수호신이라고, 앤서니가 말했다. 시간은 공허하게 흘러가면서, 그들의 사랑이 고귀한 로맨스로 완성될 때까지 그 사랑을 지켜줬으니까. p.203
미스 코텔은 식탁보를 접고 소금과 후추를 치웠다. "너무 어려워." 그녀가 웅얼거렸다. "무엇이 옳은 일인지 아는 게."
"당연하지." 미스키블이 말했다. p.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