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으로 남은 밤이 버티고 있었고, 어렴풋한 빛은 형체와 색깔 을 되살리기엔 아직 역부족이었다. 배나무 꽃들은 잘 보이지 않았고, 튤립은 그 당당한 모습이 아니었으며, 매발톱꽃도 거기 없었다. 때가 되면 햇살이 갈매나무를, 구석의 라일락을, 꽃무와 국화를 구원할 터 였다. p.128
"분노해봐야 무슨 소용이야?" 스티븐은 침실 문을 닫으며 그렇 게 웅얼거렸다. 마침내 그의 전문가적인 정신이 이제야 함께 나누게 된 고통의 영향을 받았다. 어린 시절과 죽음 사이에 살 가치가 없었던 삶이 있었다. p.128
해리엇은 울었고, 눈물로 흐릿해진 시야에 그녀의 정원에 펼쳐진 아 름다움이 들어왔다. 그 아름다움은 더 퍼져나가다가 일그러지며 사라 졌다. 그녀는 그 아름다움이 돌아오는 걸, 다시금, 전보다도 더 찬란하 게 빛나는 걸 지켜보았다. 하지만 모든 게 잘못된 세상에서 그 아침은 하나의 조롱으로 보였다. p.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