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타는 그 모든 것에서 절박함을 감지한다. 행해진 일들과 남아 있는 것들에서 서두름이 보인다. 그런 생각은 뜬금없이 떠오르지만 계 속 남아 있고 처음보다 강해진다. 야윈 얼굴과 성의 없는 화장, 손질하 지 않은 머리에 절박함이 들어 있었나? 절박함이 말로 표현되지 않은 갈망을 부추겨 예기치 않게 카페를 찾아오도록 만들었을까? p.62
그녀는 고통을 보았고, 그것이 거기 있음을 알 았다. 그녀는 벌을 줬고, 주저하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이 주저하지 않 았음을 안다. 그녀가 마땅히 할 일이었으니까. p.63
사람들은 무슨 일로 집을 나가는 걸까. 애니타는 궁금해진다. 그다 음에 어떻게 될까? 그들의 부재는 일종의 죽음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 들에게도 죽음일까? 아니면 어느 먼 곳에선 기억이 닫히고 죄책감이 누그러질 수 있는 걸까? 그녀는 다시 클레어의 이름을 불러보지만 여 전히 정적만이 감돈다. p.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