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1. 플로베르의 소설만큼 줄거리가 중요하지 않은 것도 없다. 출간 당시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시골 공의의 아내가 벌인 간통이야기'는 표면적인 이정표 정도의 비중만을 갖는다. '지금 여기'를 직시하고 그곳에 뿌리내리는 것이 아니라 '저 너머 다른 곳'을 동경하며 부유하는 에마의 비극은 실제로 낭만주의 그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무비판적으로 보는 데서 나온다. 낭만주의 소설을 무비판적으로 읽음으로써 바흐친이 말하는 '멜로드라마성 페스트'에 감염된다.(p504)
2. 작품속에서 진보와 합리의 대변자이자 위선적인 부르주아의 면모를 보이는 오메의 경우 그 이름은 '호모' 곧 '인간'에서 나오는 것으로 인간의 미덕과 단점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에마의 파국을 부채질하는 악마적인 인간 뢰뢰에 게는 역설적으로 '행복한 자'라는 이름을 붙인다.(p510)
3. 이 작품을 시작하면서 플로베르는 루이즈 콜레에게 이렇게 쓴다. "내게 아름답게 보이는 것, 내가 쓰고 싶은 것은 아무것에도 떠받쳐지지 않은 채 공중에 떠 있는 지구처럼 외부적으로 전혀 묶인 데 없이 문체의 내적인 힘으로 저 혼자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한권의 책입니다. 가능하다면 주제랄 것이 거의 없는, 아니 적어도 주제가 거의 눈에 띄지 않는 책입니다. 표현이 생각한 바에 가까워질수록, 언어가 사고와 하나가 되어 사라져버릴수록 작품은 아름다워집니다. "그러니까 <마담보바리>는 그 시작부터 무에 관한 책이 아닌가. (p516)
4. <마담 보바리>의 첫 영어 번역판은 카를 마르크스의 딸이 번역했고, 그녀 역시 에마처럼 자살로 삶을 마감했다.(p517)
#귀스타브 플로베르 연보
1. 1821년: 12월 12일 루앙에서 출생.
2. 1880년 : 에밀 졸라와 모파상을 포함한 다섯 작가가 프로이센-프랑스 전쟁을 테마로 쓴 작품집 <메당의 저녁나절>을 플로베르에게 헌정함.
5월 8일 파리 여행을 준비하던 중 크루아세에서 뇌출혈로 쓰러져 사망함.
3. 1881년: 3월 평생 꿈꾸다가 유작으로 남긴 <부바르의 페퀴셰>가 출간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