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도세자의 아들이다. 그런데 영조가 부득이하게 종통을 효장세자에게 받은 것으로 만들어놓았으니 우선 영조의 뜻을 지켜야 한다. 하지만 낳아주신 부모에 대한 인정도 중요하므로 사도세자께도 효도를 다 바치고자 한다. 다만 내게 낳아주신 부모에 대한 안타까움이 있으리 짐작하고 사도세자를 복권시키자는 논의를 펴는 사람이 있다면 단호하게 대처하겠다. 이것이 선대왕 영조의 뜻이다. 정조는 가슴 깊이 자리 잡은 아버지를 향한 아들의 마음을 드러냈다.p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