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에서 곧장 올라오는 빛줄기가 그녀의 몸을 깊은 구덩이로 끌어당기고 있었다. 광장 바닥이 벽을 따라 요동치면서 올라오는 듯했고, 마룻바닥이 앞뒤로 흔들리는 배처럼 한쪽 끝으로 기울어지는 것 같았다. 그녀는 거의 공중에 매달려 있기라도 한 듯 거대한 공간에 에워싸인 채 벼랑 끝에 서 있었다. 푸른 하늘이 그녀에게 밀려 들어오고 바람이 텅 빈 그녀의 머릿속에 몰아치고 있으니 그저 저항하지 않고 몸을 맡기기만 하면 되었다. 윙윙거리며 돌아가는 선반기 소리가 마치 그녀를 부르는 성난 목소리처럼 줄곧 들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