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115 은형은 담 밖에 선 채로 담 안을 바라봤다.
바라보고 또 바라봤다. 손을 뻗으면 닿을 것 같은데,
손에 잡히진 않으리라는 감각이 전해져왔다. 아주 분명한
감각이었다. 숱하게 되찾아왔지만 마침내는 잃어버린 것이다.
다음 계절이 와도 그것을 다시 찾지는 못할 거라고,
알아차리면서도 받아들이지는 못한 채로, 은형은 망연하게
서 있었다.
최정은
2024.07.24 월p.115 은형은 담 밖에 선 채로 담 안을 바라봤다.
바라보고 또 바라봤다. 손을 뻗으면 닿을 것 같은데,
손에 잡히진 않으리라는 감각이 전해져왔다. 아주 분명한
감각이었다. 숱하게 되찾아왔지만 마침내는 잃어버린 것이다.
다음 계절이 와도 그것을 다시 찾지는 못할 거라고,
알아차리면서도 받아들이지는 못한 채로, 은형은 망연하게
서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