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이 늘어난 티셔츠를 입고 작게 코를 골며 자는 주희의 얼굴을 윤희는 오래 바라봤다. 주희의 얼굴을 받치고 있는 작은 손도.
초가을이었지만 새벽공기가 쌀쌀했다. 어릴 때처럼 주희는 이불을 발로 밀어내고 있었다. 윤희는 주희가 깨지 않도록 조심스레 이불을 들어 덮어줬다. 예전에 그랬던 것처럼. 윤희는 주희가 추워하지 않기를, 추워 잠에서 깨어나지 않기를, 따뜻한 단잠을 자기를 바랐다. 쌀쌀한 밤, 이불이라도 덮어줄 수 있는 사람으로 주희의 곁에 있다는 사실이 윤희의 마음에 작은 빛을 드리웠다.
주희의 깊은 숨소리를 들으며 윤희도 눈을 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