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여름, 1학기 종강 파티가 끝나고 지민이 내게 자신은 곧 죽을 사람이라고 말할 때만 해도 나 역시 이런 미래를 상상하지 못 했다. 어릴 때 내가 상상한 미래는 지구 멸망이나 대지진, 변이 바이 러스의 유행이나 제3차세계대전 같은 끔찍한 것 아니면 우주여행과 자기부상열차, 인공지능 등의 낙관적인 것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안 다. 우리가 계속 지는 한이 있더라도 선택해야만 하는 건 이토록 평 범한 미래라는 것을. 그리고 포기하지 않는 한 그 미래가 다가을 확률은 100퍼센트에 수렴한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