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브>, <인버스>, <개의 설계사> 등으로 청소년문학과 SF소설을 넘나들며 부지런히 작품 세계를 넓혀가고 있는 단요 작가의 작품이다. 미래의 어느 시점을 배경으로 학교 내에서 비밀리에 운영되는 게임 서버에 참가하게 되는 십대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매주 목요일 밤 11시에서 새벽 1시에만 마녀가 되는 주문으로 열리는 비밀 서버는 가상공간 게임이다. 학생들은 연구 과제나 논문 따위를 잠깐이나마 잊고 그곳에서 마음껏 놀다가 현실로 돌아갔다. 하지만 게임 속에서 괴물을 없애지 못할 경우, 거기서 죽은 학생들이 현실에서도 죽는 경우가 생기곤 했다. 물론 학교에서는 쉬쉬했고, 그들의 죽음에 명확한 인과를 밝히기는 어려웠지만 말이다. 졸업 이후의 불안한 앞날을 고민하던 서아는 우연히 해당 게임 서버에 마녀 복장을 한 관리자 '마법소녀'로 참가하게 되고, 게임과 관련한 수상한 죽음의 실체에 대해 서서히 알게 된다. 꿈과 현실 사이에서 고민하는 것은 십대들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매사에 최선을 다하기 때문에 만들어지는 슬픔과 비겁해짐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작품이었다. '성장이란 시간에 벽을 세우는 일이라서 그 이전은 넘겨다보지 못하게 막는 거라고, 그렇게 지난 시간을 차례차례 잊는 것' 이라는 극중 대사가 여운처럼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잊는 쪽이든, 잊히는 쪽이든 씁쓸해지긴 마찬가지일 것이다. 게임 속 다른 세상과 현실, 그 아슬아슬한 삶의 경계에서 여전히 구원을 믿는, 끝내 사라지지 않을 희망의 이야기를 만나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