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아는 그런 희망들이 가짜라고 말하고 싶진 않았지만 그 모두가 진실이라고 말하고 싶지도 않았다. 세상에 명백한 것이 있다는 말들은 명백히 거짓말이다. 할 수 있다, 와 해야만 한다, 가 마구잡이로 뒤섞이는 세상이라면 말할 필요조차 없다. 노력하면 잘될 수 있으니까 노력해서 잘 되어야만 한다. 마음을 편하게 먹으면 편해질 수 있으니까 마음을 편하게 먹어야만 한다. 당연하면서도 이상한 문장이었다. 그리고 그 문장이 당연하지 않은 세계조차 서아에게는 이상했다. 제일 이상한 건 이런 고민을 거듭하다가도 결국엔 현실로 돌아가야 한다는 점이었다. p.1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