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주를 일을 하다가 그대로 날리는 바람에 좀더 느긋하게 읽고 싶었는데 마감에 쫓겨 후다닥 읽어버린 것 같습니다. 모든 소설들이 좋았지만 그럼에도 눈길이 오래 머물렀던 소설을 꼽자면 "나의 사랑스럽고 지긋지긋한 개들"이었습니다.
이제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초연하게 받아들일 수 없는 나이가 되서인지, (아니 초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던 시기가있긴 했었나 싶지만), 노화와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깊숙히 받아들이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 이야기에서는 젊음과 죽음이 가진 특성들의 대비가 자꾸 등장하는데, 나이든 개들, 엄마의 이미지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늙어간다는 것이 자꾸만 잃어가기만 하는 것이 아닐 수도 있겠구나, 잃은 자리에 무언가가 채워지고 있는걸지도 모르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늙어 간다는 것 = 쇠약해 진다는 것, 그렇지만 더 부드러워 지는 것, 힘이 사라져 버린 자리를 채우는 것, 빛의 부재에 우리가 어둠이라는 이름을 정성스레 붙이듯이. 그렇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