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은 미국의 전 대통령 프랭클린 루스벨트가 1940년 대선에서 찰스 린드버그에게 패배해 3선에 실패한다는 설정에서 출발한다. 대서양 무착륙 횡단비행에 성공해 미국의 영웅이 된 찰스 린드버그가 대통령에 당선이 되면서 미국 사회는 급격히 우경화되고 국민들은 분열한다. 이 모든 이야기는 아홉 살 소년의 시선으로 그려지고 있는데, 새로운 대통령이 반유대주의자였기에 유대인 가족이었던 소년의 삶은 하루아침에 완전히 달라지게 된다. 아버지의 사회적 지위가 갑자기 하락했고, 그로 인해 아버지의 성격이 달라졌으며, 반유대주의 정책으로 유대인 공동체가 찢어졌으며, 어딜가든 핍박받는 존재가 되어 버렸다. 이 모든 게 대통령을 잘못 뽑은 탓이었다. 대통령 때문에 삶이 완전히 망가져버린 이들의 이야기는 그저 허구의 상상이라고 하기에는 지나치게 현실적이다. 게다가 이는 미국 사회만의 문제라고 볼 수도 없을 만큼, 우리 사회의 악몽과도 닮아 있다. 잘못 뽑은 대통령이 할 수 있는 최악의 일을 보여주고 있으니 말이다. 소설로서의 재미도 훌륭하지만, 그것보다 현실을 반영하는 우화로서의 역할이 더 와 닿았던 것은 우리가 바로 지금 그런 오늘을 살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