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미래를 위해 계획을 세웠다면 나는 시간을 버티기 위해 계획을 세웠다. 보이지 않는 시간을 사는 일이 고통스러웠다. 같은 행동에도 남편과 나의 의도는 이렇게 정반대였다. 그래서였을까? 모든 것을 계획하고 수행하는 서로의 습관에 대해 우리는 서로 비난하고 혐오했다. 25%
나는 거실 불을 켜고 집안으로 들어왔다. 다시 혼자가 되었다. 이 공간에,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나 혼자뿐이라는 사실에 위안을 받았다. 어떤 사람에게는 혼자라는 사실이 큰 두려움일지도 모르지만 나는 오로지 혼자 남기 위해 힘든 시간을 버틸 수 있었다. 27%
나는 알고 있었다. 남편이 나에게 원하는 게 무엇인지. 가정의 패배자. 나는 남편에게 약자이자 패배자이어야 했다.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