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판단과 말이 틀렸던 적은 별로 없다. 언제나 문제를 일으키는 건 내가 추측하고 내린 잘못된 판단들 때문이었다. 나는 나를 믿으면 안 된다. ‘나는 나를 믿으면 안 된다.’ 객관적인 사실을 보고 판단해야만 했다. 18%
하지만 객관적인 판단을 내릴 수 없었다. 오늘 아침 이전까지 녹화된 영상은 삭제돼 있었다. 나는 나를 믿으면 안 된다. 내가 의논하고 물어볼 수 있는 사람은 남편뿐이다. 근데 남편을 믿어도 될까? 어둠의 방에 혼자 갇힌 듯이 정신이 아득해졌다.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