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바닥은 주먹보다 약하고 주먹보다 비겁하다. 분노한 새 들처럼 꺅꺅대며 퍼득거리던 것. 그런 데에도 힘을 쓰는 사람이었다는 것.
우리가 너무 많은 얼굴을 얼굴 위에 덧칠했기 때문이라는 걸. 그래서 엇나가 찢겨져도 어쩔 수 없다는 걸. 너는 울면서 고백했다. 네 뺨을 지나간 무수한 손들에 대해.
정말 유감이다.
문을 열고 나가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는 결말, 어디서 본 것 같지 않니. 아무리 많은 고통도 현재의 방패가 되어주진 않는다고.
p.36-37 <섭>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