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싫어? 이런 물음을 던지며 앞으로 한 달, 두 달, 그렇게 오래 산다면 어떻게 해야 좋을까. 죽지 않는다. 어머니는 죽지 않는다. 집 안은 온통 솜먼지투성이고 빨랫거리도 계속해서 쌓였다. 이마와 목덜미에 난 흰머리를 해나로 염색할 시간도 없이 이미 피로로 몽롱한 채 살고 있는데 어머니는 죽지 않는다. 젊은 여자와 동거하는 남편이 있고, 그 남편과의 일을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되는데 어머니는 죽지 않는다. 엄마, 대체 언제쯤 죽어줄 거야? 마음속에서 소리쳤을 뿐이지 실제로 소리내서 외쳤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p.2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