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사이에 소설집을 여러 권 읽었는데, 나의 독서 능력의 한계를 경험하며 매번 좌절했던 기억이 있다. 천천히 읽어나가도 도무지 이해가 안되어 책을 끝까지 읽어내는 일이 버겁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런데 이 책 <아직 멀었다는 말>은 소설집인데, 아주 오랜만에 잘, 읽힌 책이었다. 8편의 소설이 실려있는 책인데 한 편 한 편을 읽을 때마다 내 마음 속에는 먹먹함 같은 감정이 피어올랐다.
가장 가까운 사이로 칭해지는 (물론 그러하지 않은 경우도 많지만) 가족 같은 관계 안에서 서로가 끝끝내 가까워지지 못하고, 어쩌면 영영 서로를 모르고 지나갈 수도 있겠다고, 그럼에도 가족이라서 어찌 끊어내지는 못하고, 이어져가게되는 관계..
반대로, 원치 않았지만 끊어진 관계 안에서 터벅터벅 힘겹게 살아내야만 하는 사람에 대해서도 생각했다.
슬프고 아픈데, 그 마음만 가지기에는 뭔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자꾸만 들었다. 그리고, 책 말미에 적힌 평론가의 해설을 보며 나는 끄덕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