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이든 사랑이든, 핵심은 사랑하는 이가 존재할 때(최선의 자아까지는 아니더라도) 표현하는 자아가 꽃을 피우리라는 기대다. 모든 것은 그 활짝 핀 자아에 얹힌다. 하지만 각자 내면에 있는 그 불안한 것, 유동적인 것, 변덕스러운 것이 우리가 가장 원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바로 그 만개한 자아를 꾸준히 갉아먹고 있다면 어떡해야 할까? 실은 표현을 하고 싶어하는 자아라는 가정 자체가 환상이라면? 안정적인 친밀감에 대한 열망이 - 그보다 더하진 않더라도 그에 못지 않게 무진장한 - 불안정해지려는 열망에 끊임없이 위협을 받는다면? 그럼 어떡해야 하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