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없는 여자와 도시]에 이어 읽은
비비안 고닉 2번째 회고록.
닮고싶지 않지만 어느새 닮아있는 엄마에 대한 애증 섞인 사랑고백록.
주위 인물들에 대해 어떻게 그렇게 세밀한 부분까지
관찰하고 기억할 수 있는지.
작가에 대한 감탄이 절로!
엄마라는 존재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책.
그리고 우리 주위의 다양한 여자들을 떠올리게 하고
그들의 삶을 돌아보게 하는...
p7
물론 그들은 어디에나 있었을 것이다. 남편이었고 아빠였고 아들이었을 테니까. 하지만 나는 그 건물을 떠올릴 때마다 여자들만 기억난다.
#짝없는여자와도시 와는 조금은 다른 느낌.
엄마와의 산책길에 나누는 이야기들이
조각조각 나누어진듯 이어지고
엄마의 생각인듯 하면서도 바로 작가 자신의 이야기인듯
내면을 더 깊이 파헤쳐 드러내는 느낌.
p72
우린 놀라울 정도로 비슷하게 자기만의 세상에서 고립된 채 살아온 사람들, 평생 서로의 생활 반경에서 벗어나지 못해 닮아버린 두 여자다.
솔직하고 과감한 표현은 역시나!
회고록이라기보다 여성 중심 소설같은 묘사.
그래서 더 재밌고 생생하다.
p70
“요즘에는 사랑도 노력해서 얻어야 한다고 말하는 거야. 아무리 부모 자식 간이라 해도."
엄마는 황당한 말이라도 들었다는 듯 입이 떡 벌어졌고 눈은 딱한 사람 보듯 연민으로 가득 찼다. 내가 방금 한 말이 하도 무식하기 짝이 없고 한심하기 이를 데 없어서 주무기인 말발마저 잃어버린 듯했다. 그러다 고개를 천천히 주억거리더니 말한다. "아까 그 꼬마가 한 말을 해줘야겠구나 '아줌마 완전히 반대로 아시네요.'"
엄마에 대해, 그리고 나와 딸에 대해
깊은 이야기 나누기 좋은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