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한 그 환시에는 틸드를 당황스럽게 만드는 것이 있었다. 성경 의 권위에 어울리는 신의 말씀처럼 잘 느껴지지 않는 뭔가가 있었 다. 좀더 인간적인 뭔가가. 솔직히 말하면, 아마도, 주어진 게 아니 라 완전히 만들어낸 것처럼 느껴지는 뭔가가.
하지만 분명 수녀원장의 유령이 그녀에게 말하고 싶어한 무언
가일 것이다.
틸드는 열심히 생각하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고, 어떤 만 족스러운 방법도 생각해내지 못할 것 같다.
그녀는 다시 읽으면서, 이런 환시가 수녀원장 마리가 살았을 때 세상 속으로 흘러들어갔다면 마리는 이교도로 여겨져 말뚝에 묶여 불태워졌을 것이고, 수녀원의 모든 자매는 흩어졌을 것이며, 수녀 원장이 그 세월 동안 축적한 부는 늘 그들 머리 위에서 빙빙 돌며 이곳의 재산에 눈독을 들이던 굶주린 상위자들에게 빼앗겼을 것이 기에, 마리의 영리함에 놀라고 또 놀란다. p.3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