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다가 실눈을 뜬 채 소리를 지른다. 이걸로 충분하다. 이 걸로 충분하다. 그들은 이미 많은 걸 잃었다. 수녀원장까지 잃을 수는 없다. 충분하다. 마리는 자신이 덜덜 떠는 소리가 들리는데, 몸안에서 신음소리가 올라와 목구멍을 통해 나오지만, 그 소리를 멈출 수가 없다. 혹은 이가 달달 맞부딪치는 소리를 멈출 수가 없 다. 마리는 고다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부수녀원장 보좌는 마리 의 머리를 두 팔로 안아준다. 오 이제, 고다가 모국어인 영어로 마 리에게 말한다. 이제 진정해요, 심장을 진정시켜요, 나의 소중한 이 여, 나의 수녀원장이여. 마치 마리가 새끼를 낳은 적이 없는 불안 정한 어린 암소인 것처럼. 차가운 비가 마리의 목에 쏟아진다. p.2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