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동안 세상에서 의미가 사라진다. 마리는 수녀원 침대에 누 워 자기 몸이 솜털을 한 움큼 뜯어낸 깃털 매트리스 같다는 말도 안 되는 생각을 한다.
그녀는 누가 알리에노르의 첩자일지 결코 알아내지 못했고, 이 제 그걸 해내지 못했다는 사실에 마음속에 화가 가득찬다. p.268
사람은 모두 풀과 같지요, 부수녀원장 보좌가 갑자기 말한다. 사 람의 영광은 들판의 영광이며, 풀은 시들고 꽃은 지지만 하느님의 말씀은 영원합니다. 그녀의 목소리가 떨린다. 그리고 그녀가 눈알 을 굴려 수녀원장의 서재 천장을 올려다보고, 마리는 지금 이 순간 천장이 너무 완벽하고 너무 높고 금간 곳 없이 하얀 것이 싫다. p.2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