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순간 마리는 자신이 그토록 싫어하는 이 수녀원에서 지내는 동안 알리에노르를 본보기로 삼아 지상에서 자신의 목적을 이루어 야겠다고 생각한다. 주변에 부와 친구들과 좋고 투명한 평판의 벽 을 쌓고, 그 안에서 자신의 나약한 수녀들을 안전하게 보호할 것이 다. 마리는 왕비의 모습으로 자신을 만들어갈 것이다. 수녀원장이 코를 골고, 말이 방귀를 뀌고, 새벽이 밝아온다. 마리의 마음은 도 약해 내달리며 계획을 세운다. p.82
그녀는 일시적인 세상에서 영원의 세상으로 옮겨갔다. 자신의 삶을 이 지저분하고 끔찍한 장소에, 잘 알지도 못하는 이 여자들에 게 바쳤다. 사실 그녀 안에 변화가 일어났고 뭔가 미묘한 것이 생 겨났지만, 그것을 만지려고 할 때마다, 돌려서 찬찬히 보려고 할 때마다 잡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하지만 밤에 공동 침실에서 그녀 안에 의심이 슬그머니 일어난 다. 자신을 산 죽음에 내어주는 참담한 실수를 한 것 같다는 아주 쓰라리고 아주 어두운 감정이 눈물이 눈가에서 관자놀이로 떨어 져도 그녀는 그냥 그대로 있고, 눈물은 이내 옷감의 원천이 된 양 털 냄새와 실을 잣고 천을 짠 손 냄새가 깃든 옷에 스민다.p.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