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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문병시(詩)'라는 시의 한 갈래가 있어도 좋겠다고 생각해보았지. 이 시인처럼 문병사를 잘쓰는이도 드물다는 생각도 해보았지. 막스피카르트는 오늘날 진정한 침묵은 병실에만 있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침묵의 세계), 아마도 문병시는 바로 그 침묵을 담아내야 하는 것일 테지. 사람의 말로는 다잴수없는그 침묵속 에이 세상의 모든 아픈사람들을 보는 시인의 마음이 묵묵히 흘러야하지. "내가 그대에게 하는 말은 다 건네지 못한 후락의 말."(「百年) 그리고 이후락의 말들이 나중에 저런 아름다운 시가 되는 것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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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시말고 노랫말을읽자. 언젠가 한번은 그러려고 했다. 시의 본적은 노래니까. 본래 노랫말이었으나 노래와 분리되어 떨어져나오면서 지금처럼 눈으로 읽는 시가되었다. 그러니 시와 노랫말은 여전히 은밀한 혈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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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이자리에서나는 시인의 직업은 문병'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덧붙이자 시인의 직업은 '발굴'이다. 오늘 저녁에는 당신을 발굴해보시길. 당신의 몸속에 매장되어 있는 울음소리를 무릎에 새겨진 상처의 문양을 들여다보시길. 어쩌면 그것들이 죄다 시일지도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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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의 역설이 그렇게 생겨난다. 평소보다훨씬 더 행복해야 마땅한 날이라고 기대하기때문에, 흔히 겪는 어떤 사소한 불행앞에서도 '오늘은 크리스마스인데!'라고 생각하면 더 서러워져서 결국 우울한 날이 되어버리고 마는 역설 크리스마스를 소재로한 문학들은 흔히 이 크리스마스의 역설에 초점을 맞추고 '너만 그런게 아냐 다그래' 하고 우리를 위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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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좋은사는 절박하고 또 정치적이다. 프랑스의 철학자랑시에르는 정지와 예술이 '근본적으로 연동돼 있다고 주장한다. 보이지않는것과 들리지 않는 것을 보이고 들리게 만드는 것이 예술이라면, 우리 눈에 보이지 않았던 존재들이 나타나서 그간 들리지 않았던 목소리로 무언가를 주장할때 시작되는 것이 정치라고 그는 말한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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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그러니 보이고 들리는 것들을 둘러싼 완강한 질서를 재조직한다는 측면에서 예술과 정치는 하나다. 그렇다 해도 새해 벽두에 가장 참혹하고 치명적인 사는 시집이 아니라 용산에 있었다. 그래서 시가아니지만 사이기도 한 문장들을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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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화인(因)이 진실로불명확하다면, 그건 그 불이 목숨을 걸고 씌어진 사이기 때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