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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트는건너편 어느집의 창문을 통해 벌레가 되어 흐릿해진 눈으로 자신과 똑같은 풍경을 바라보고 있는 그레고르의 모습을 보았을 것이고, 그레고르 역시 병원의 규칙적인 창문들 중 하나에서 사라지는 현실을 붙잡기 위해 고통속에 부들부들 떨면서도 창턱을 붙잡고 밖을 내다보려 안간힘을 쓰며 직립한제발트의 희미한 윤곽을 볼수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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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환상적인 조우를 머릿속에 그려보는 것만으로 그는 요즘들어 거의 느껴본적 없는격한 기쁨을 맛보았다. 그 감격덕분에 그는 자신이 조만간 병원에 입원해서 가망없는수술을 받아야하는 것도 회복기간내내 낯선 간병인의 손에 몸을 내맡겨야하는것도 별로 두렵지 않았고, 오히려 은근히 기다려지기까지 했다. 심지어 그 는 자신의 간병인이 그레고르의 시중을 들던 무자비한 하녀처럼 위협적인 말을 한다든지 빗자루로그를 밀친다든지 하는 식으로 다소 거칠게 다루어주었으면 하는 어처구니없는 소망조차 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