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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다섯의 삶을 "지겹게 사정 안 하는 버티는 / 대머리 밑에 깔린 갈보"의 그것에 비유했다. 이 독하고 날카로운 비유는 젊은 날의 최승자를 떠올리게 한다. 그러나 그녀의 시는 그 독함 이면에 숨어 있는 순한 눈물 때문에, 그 눈물을 닦아내는 상상력 때문에 더 매력적이다. "이제 나는 남자와 자고 나서 홀로 걷는 새벽길"에서 눈물처럼 무심하게 흐르는 리듬, 저 자신을 케이크에 꽂아 태워 없애는 저 아픈 상상력에 나는 기꺼이 내기를 걸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