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를이 처음 베르토에 왔을때 그녀는 더이상 배울것도 전혀 없고 느낄 것도 없다는 듯 삶에 몹시 환멸을 느낀 상태였다.
새로운 상황에 대한 불안 혹은 그 사내의 존재가 야기한 흥분은 그녀로 하여금 근사한 열정을 마침내 품게 되었다고 여기게 하기에 충분했는데, 그때까지 열정이란 찬란한 시의 하늘을 날아다니는 장미빛 날개를 가진 커다란 새 같은 존재에 다름 아니었다.
그래서 그녀는 지금 영위하고 있는 이 침체된 삶이 바로 자신이 꿈꾸었던 행복이라고는 도저히 인정할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