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 낯선 형식에 당황했지만, 그 생소함이 신선하게 다가와 책을 읽는 즐거움이 되었습니다. 정말 독특한 소설이었습니다. 독특한 구조 때문일까요, 초중반을 읽을 때는 뭔가 뮤지컬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책을 읽는데 제 머릿 속에서 뮤지컬 공연이 펼쳐지고 있는 것 같았어요. 그런데 종반부에 들어와서는 문득 교향곡같다는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사실 교향곡에서 스토리나 기승전결을 느껴본 적이 거의 없는데도요. 제가 기승전결을 어렴풋이라도 느껴본 교향곡은 베토벤의 합창교향곡이 유일한데, 소설 종반부를 읽을 때는 그 연주를 듣고 있는 기분이 들었어요. 1,2,3악장을 지나 4악장에 접어든 교향곡 같다구요. 책에 대한 감상을 구체적으로 표현할 수 없지만, 이런 식으로 모호하고 포괄적인 감상, 느낌으로 다가온 책이에요. 이런 경험도 처음이라 저에겐 인상깊었습니다. 장르를 구분지을 수 없는 독특한, '바르도의 링컨' 자체가 장르인 작품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