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주의는 지옥일 뿐 아니라 낙원의 꿈이기도 합니다. 모두가 조화를 이루어 살고, 공통된 단일한 의지와 신앙으로 통일되어 있고, 서로 비밀이 없는 세계에 대한 오랜 꿈. 앙드레 브레통도 자신이 살고 시다는 유리 집에 관해 말할 때 이런 낙원을 꿈꾸었죠. 만일 전체주의가, 특히 그게 등장한 초기 단계에, 우리 모두의 내면 깊숙한 곳에 있고 또 모든 종교에 깊이 뿌리를 내린 이런 원형을 활용하지 않았다면 절대 그렇게 많은 사람을 끌어모을 수 없었을 겁니다. 하지만 낙원의 꿈이 현실로 바뀌기 시작하면서 여기저기서 방해하는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하고 그래서 낙원의 통치자들은 에덴 옆에 작은 굴라그(강제 노동 수용소)를 세울 수 밖에 없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이 굴라그는 점점 커지고 완벽해지는 반면 그 옆의 낙원은 점점 작아지고 가난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