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페이지를 읽고 책을 덮으면서 내가 살고 있는 세계와 내가 알지 못하지만 존재하는 어떤 세계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된다. 지금 여기에서 숨쉬고 있는 내가 머물고 있는 시간과 공간 너머에 있는 생의 또다른 차원에 대해서. 내가 경험하는 현실을 내가 소유하고 있다는 덧없는 환상 덕분에 울고 웃으며 버티고 살아내는 나의 한계와 가능성에 대해서.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를 볼 때와 비슷하게 무엇엔가 홀린 것처럼 되새겨본다. 언제 어디에서 어떻게 존재하든, 삶과 죽음 앞에서 거듭나는 생명의 신비를 당연하게 생각하며 살지 않겠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