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머리말
1. 요한 페터 헤벨, 고트프리트 켈러, 로베르트 발저에게 한결같은 애정을 품어왔던 터라, 어쩌면 너무 늦어지기 전에 이 작가들에 대해 경의를 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에 다른 계기로 쓰게 된 장-자크 루소와 에두아르트 뫼리커에 대한 두 편의 소품들이 더해졌다. (p8)
2. 언제나 내게 당혹감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바로 이 문인들의 끔찍스러운 끈기다. 글쓰기라는 악덕은 너무나 고약해서 어떤 약도 듣지 않는다. 이 악덕에 빠진 자들은 글쓰기의 즐거움이 사라진 지 오래여도, 심지어 켈러가 말했듯 나날이 바보천치로 떨어질 위험이 있는 중년의 위기가 찾아와도, 머릿속에서 끊임없이 돌아가는 수레바퀴를 멈추고 싶다는 생각만큼 절박한 바람이 없는 때에도 그 악덕을 계속해서 실천한다.(p8)
3. 아주 깊숙이 들여다봐야 한다는 점, 예술은 수공예 없이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점, 사물들을 하나씩 헤아리는 일에는 감수해야 할 많은 어려움이 따른 다는 점을 내게 가르쳐준 것이 바로 그의 그림들이기 때문이다.(p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