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높은 수준의 이야기는 무엇으로 마무리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진행되느냐로 그 의미를 드러낸다.
저자 : 조지 손더스
옮김 : 정영목
출판 : 어크로스
타임지 피셜 '현존하는 영어권 최고의 단편소설 작가'라는 조지 손더스. 20여년 째 미국 시러큐스 대학 문예창작 석사 과정에 몸담고 있는 그는 매년 6명의 젊은 작가를 선발해 19세기 사실주의 러시아 문학을 함께 읽고 논의한다. 이 책은 그들이 함께 읽은 작품 7편에 대한 강의록이라 볼 수 있다.
"젊은 작가가 19세기 러시아 단편 소설을 읽는 것은 젊은 작곡가가 바흐를 공부하는 것과 비슷하다. 이 형식의 기반이 되는 원리 모두가 담겨 있다. 이야기는 단순하지만 감동적이다. 우리는 이야기에서 벌어지는 일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이 이야기들은 도전하고 맞서고 격분시키려고 쓴 것이다. 그리고 복잡한 방식이기는 하지만, 위로하려고."-p.13
제법 훌륭하다는 단편에서도 허무함과 의아함만 느끼고 해설을 봐야만 감동받고 놀라는 초보 독자로서 이참에 단편의 미학에 빠져보기로 한 대목. 선더스의 강의를 듣고나니 단편은 허무한 게 아니라 어려운 거였다. 하지만 포기하고 싶진 않은! 도전정신을 불러일으키는 문학!!!
저자는 독자가 끝까지 읽을 수밖에 없는 글을 쓰고 싶은 작가, 감정적으로 마음을 움직이는 이야기를 쓰고 싶은 이들을 위한 책이라 했지만 (그래서 제목도 쓰는 사람을 위한 책처럼 번역했나) 쓰는 사람뿐 아니라 '단편'도' 즐기고 싶었던 독자에게도 추천한다.
600페이지가 넘지만 톨스토이, 체호프 등의 단편 7편의 전문을 수록해서 두꺼운 거고, 저자의 위트 덕분에 잘 읽힌다. 도통 여유가 없어서 독파 미션은 수행하지 못했지만 정말 두고두고 읽을 #추천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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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강철못도 적당한 자리에 찍힌 마침표만큼 차갑게 인간 심장을 꿰뚫을 수 없다." - 20세기 러시아 단편 소설의 대가, 이삭 바벨
당신이 나처럼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이렇게 착한데 왜 세상은 이렇게 개판일까? 하는 의문을 품은 적이 있다면 고골이 답을 가지고 있다. 우리 각자의 머릿속에서는 기운차고 독특한 스카즈 회로가 돌아가고 있는데, 우리는 이를 '단지 나의 의견'이 아니라 '분명히 세상의 실제 모습'이라고 자신 있게 믿는다. 지상의 삶의 드라마는 이게 전부다. 머릿속에서 스카즈 회로가 돌아가고 있는 사람1이 밖으로 나서고, 머릿속에서 스카즈 회로가 돌아가고 있는 사람2를 만난다. 둘 다 자신을 우주의 중심으로 보고 스스로를 대단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즉시 모든 것을 약간 오해한다. 그들은 소통하려 하지만 그런 쪽에는 능력이 없다. -p.444~445
우리 내부의 오케스트라는 어떤 악기가 주도하고 어떤 악기는 작게 또는 전혀 소리를 내지 말라는 지침을 받았다. 글을 쓰면서 우리는 이 구성을 바꿀 기회를 얻는다. 소리가 작은 악기가 전면에 나서는 것이 허용된다. 평소에 시끄럽게 소리를 내던 믿음은 악기를 무릎에 내려놓고 조용히 앉아 있으라는 요청을 받는다. 이것은 좋은 일이다. 다른 조용한 악기도 내내 그 자리에 있었다는 사실을 일깨워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추론에 의해 세상 모든 사람이 자기 내부에 오케스트라를 가지고 있고, 그 오케스트라에 참여라는 악기가 대체로 말해서 우리의 악기와 똑같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것이 문학이 먹히는 이유다.-p.5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