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도가 높아 쨍하고 명료하거나 사실적인 그림을 좋아하는 내게 호퍼의 그림은 공포스러웠다. 강조된 그림자들이 만들어낸 분위기는 밝은 이야기들이 불가능할 것처럼 느껴졌다. 참여한 작가진들 중 아는 이가 스키븐 킹뿐이고 그가 현존하는 가장 위대한 판타지 호러 소설 작가라는 데 이견이 없기때문에 그가 선택한 뉴욕의 방이라는 그림, 음악의 방이라는 단편 소설이 가장 궁금했다. 호퍼의 그림은 그 자체만으로도 오싹하므로 캐리와 미저리를 집필한 스키븐 킹이 뛰어 놀기에 이만큼 적절한 화가의 그림도 없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