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미터는 없어
통제하지 못하면 내가 통제당하는 거라고요
3장
183
"왜 완벽한 측정을 믿지 않으세요?"
"그런 건 없으니까요. 시간이 흐르면 자도
변하고 수준원점도 달라지고 기껏 잰산의 높이도 변하잖아요. 아니, 그냥 내가 존재하는 그 자체로 중력장이 바뀌고 온도도 달라지죠.
길이도 무게도 부피도 모두 존재하는 그 자체로 계속 바뀌어요. 완벽한 측정이라는 것만큼
공허한 개념이 또 있을까요?"
“그럼 왜 재는 겁니까."
"무서우니까요. 잘 모르는 채 그냥 두는 것은
버리는 것과 같으니까. '너를 알고 싶어.' 손을
내미는 방법을 전 그것밖에 몰라요."
"완벽하지 않아도요?"
"제가 산을 재는 순간 어쩌면 산도 저를 잴
거예요. 그렇게 같이 재다보면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음, 등반은 다른가요?"
심사평중에서
1. 삶의 정확성이란 한순간의 진실에 불과하니
그때의 아름다움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짐짓 뭉클한 마지막에 다다른다.
"측정과 아름다움 중에 무엇이 남는지..
아름다움이 남는다"는 부분으로 심사평이
이해됨
2. "존재는 그 흔들림에 의하여 유일하다"는
사실을 끊임없이 상기시키고 있다.... 우회와
지연의 말하기 방식...
2023년 4월 1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