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는 더이상 내리지 않았다. 동이 터오고, 이파리 없는 사과나무 가지 위에는 새들이 차가운 새벽바람에 작은 깃털을 꼿꼿이 곤두세운 채 꼼짝 않고 앉아 있었다. 편평한 들판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멀리 펼쳐졌고, 음산한 하늘의 저 지평선까지 이어지는 광활한 잿빛 벌판 위에 농가를 둘러싼 몇 그루의 나무들이 띄엄띄엄 간격을 두고 검보랏빛 반점을 이루고 있었다.
지민
2024.10.17 일비는 더이상 내리지 않았다. 동이 터오고, 이파리 없는 사과나무 가지 위에는 새들이 차가운 새벽바람에 작은 깃털을 꼿꼿이 곤두세운 채 꼼짝 않고 앉아 있었다. 편평한 들판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멀리 펼쳐졌고, 음산한 하늘의 저 지평선까지 이어지는 광활한 잿빛 벌판 위에 농가를 둘러싼 몇 그루의 나무들이 띄엄띄엄 간격을 두고 검보랏빛 반점을 이루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