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16 가장 착잡하고 풀기 어려운 문제들에 대해 삶이 주는 일반적인 해답 이외에는 답이 없었다. 그 해답이란 이렇다. 사람은 그날그날의 요구에 따라 살아야 한다.
p.22 스테판 아르카디치는 정치적 지론이나 견해를 자기가 직접 선택하진 않았고 오히려 그러한 주장이나 견해가 자연스레 그한테로 다가왔는데, 이는 마치 그가 모자나 프록코트의 스타일을 고르지 않고 여느 사람들이 입고 있는 그대로 따라 입는 것과 마찬가지 였다.
p.30 "나가요, 나가요, 나가요!"
「인생독본」에서 근엄하고 진지한 글만 보다가 소설 속에서 여성의 대사가 나오니, 근엄한 얼굴로 앉아 '여자의 말'을 쓰고 있는 톨스토이가 떠올랐다. 그러고 보니 남녀소설가는 서로 상대방 성의 언어도 써야 할텐데 그들에게 '여성(남성)의 말'이 어떤 느낌으로 떠오르고 받아들여 졌을까 생각해 보게 됐다.
p.41 상이한 활동 분야를 선택한 사람들이 흔히 서로 그러듯이 그들 두 사람도 이성으로는 상대의 세계를 시인하면서도 내심 그것을 경멸했다.
p.79 나도 사랑을 한 적은 있었지만, 이번엔 달라. 이건 내 감정이 아냐, 어떤 외부적인 힘이 날 정복하고 말았어. 지난번에 내가 도망친 것도, 그것이 이 세상에서는 도저히 볼 수 없는 행복과 마찬가지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단정했기 때문이었어. 그러나 나는 여러모로 자신과 싸운 결과, 그녀 없이는 내 삶도 없다는 것을 깨달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