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책을 완독한 후에야 그 말이 온전히 이해가 되는 느낌이다.
전쟁은 나의 짐작보다 잔혹하고 상상 밖의 범위였다.죽음보다 더 처절한 생존기를 읽는 내내 숨이 가빠졌다.악몽 속에 있어도 이보다 더 괴로울 것 같지는 않았다. 그녀들의 시간을 모르고 살아왔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수많은 죽음의 역사 위에, 지금도 세상 어딘가에서 계속되고 있는 전쟁을 모른 척하며 계속 그렇게 살아도 되는걸까? 여성의 목소리로 기억하는 전쟁은 전쟁이 더이상 남의 것이 아니게 했다. 지나간 과거의 일이 아니다. 이제야 몸서리치며 깨닫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