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일을 겪기 전까지 나는 미국은 선진국이고 선진국 사람들은 의식수준이 높아서 항상 약자를 배려하고 모든 일에 이상적으로 대처하는 줄 알았다. 대다수의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미국에 대한 환상이 내게도 있었다. <중략> 그렇지만 버스에서의 그 작은 소동이 그런 선입관을 깨는 계기가 되었다. 결국 한 사회가 제대로 작동하는가의 여부는 거대한 시민정신이라기보다는 인간 개개인의 인격의 문제라는 것, 인간이란 어디서나 불완전한 존재이기 때문에 인격의 결함을 사회시스템으로 보완할 수밖에 없고, 그 시스템의 정교함이 한 사회의 수준을 결정한다는 것 등을 깨닫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