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에 참여했다는 여자의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전쟁은 늘 남자의 일이라고만 생각했다. 이 책에는 전쟁에 참여하면서 여자이기를 포기한 사람들의 슬픔, 죽음, 사랑, 희망, 아픔, 그리움, 기억, 회한, 추억들이 다 담겨 있다. 그녀들이 하지 못한 말줄임표 속에 더 많은 숨은 이야기들이 있다. 우리가 알 수 없는, 혹은 알려고 하지 않은 참혹한 전쟁의 기억 속에, 땅속에, 가슴속에 묻힌 이야기들.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는 감정의 역사를 쓰고 마음을 살피는 역사가이자 사라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해주는 목격자이자 우리 시대의 최고의 작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