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봄날 오후였다. 춘희는 벽돌가마에 기대어앉아 있었다.
'바야흐로 죽음은 이제 그녀의 코앞에 다가와 있었다. 그녀의 모습은 어느덧 백발이 성성한 노파의 모습이었다. 몸은 참혹하게 야위었고 천형처럼 평생 그녀를 따라다녔던 살은 단 한 점도 남아 있질 않아 당시 그녀의 몸무게는 삼십 킬로그램도 채 안 될 정도였다.
따뜻한 봄햇살은 그녀의 메마른 육체 위에 쏟아지고 있었다. 그녀는 눈을 같은 채 어서 일어나 벽돌을 만들어야지, 생각했다.하지 만 몸은 천근만근 무거웠고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 없었다. 그녀가 힘겹게 눈을 떴을 때. 눈앞엔 꿈인 듯 생시인 듯 코끼리 점보가 서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