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며칠이 지나자 우리가 강제 송환 당할 뻔했을 당시, 그 문제에 무관한 수많은 사람들이 우리를 위해 서명을 해주었고, 그래서 내가 이곳에 원하는 만큼 머물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이 떠올랐지. 인종차별을 겪을 때마다 같이 싸워주던 수간호원 밀라, 독일어가 서툴던 시절 내게 일부러 천천히 말해주던 동료 간호원 말레아 같은 사람들, 그중에는 우리 병원에서 청소 일을 하는 아이샤 아주머니도 있었단다. 터키인 이민자로 여섯 아이의 엄마이기도 한 그녀는 퇴근 시간에 커다란 쓰레기통을 들고 지나가다가 멈춰 서더니 서명 용지를 들고 서 있는 내게 무슨 일이냐고 물었지. 내 이야기를 들은 그녀는 정성스럽게 자신의 이름을 적어주고는 그 종이를 들고 인근 식당과 마트를 돌아다니며 여덟 명의 터키인들에게 서명을 받아주었어. 신의 가호가 있기를. 그녀는 그렇게 말했단다. 그런 뒤에 하얀 이를 드러내고 미소를 짓던 아이샤 아주머니의 얼굴을 떠올리자 이번에는 내가 무언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