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생로병사를 미사여구로 포장한 것이 아니라 직설적이고 현실적으로 그려놓았기에 더 충격적이라고 해야 할까? 조그마한 보석상은 운영한 아버지 덕분에 그는 어린 시절부터 다이아몬드의 불멸성과는 반대로 유한한 삶을 사는 필멸의 인간이 초라함을 깨닫는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선택에 그리 신중한 사람으로 보이지 않았다. 우리는 누구나 항상 선택의 순간에 놓이고 그 선택의 결과가 노년이라는 종착점에서 우리가 대면하는 결과라 여겨진다. 그의 노년이 외롭고 고독하고 후회로 가득 찬 건 어쩌면 당연하게 여겨지기도 한다. 그렇다고 누구에게 피해 안 주고 열심히 살았다고 한들 과연 노년에 겪는 외로움과 고통이 모두 사라지는 것 또한 누가 장담할 수 없다. 특별한 것 없는 보통의 장례식에서 시작해 점차 깊이를 더해가며 한 문장 한 문장이 주는 그 강렬함에 놀라고 또 놀라며 책을 덮었다. 필립 로스 작가와의 만남 두 번째인데 이제야 왜 필립 로스가 미국의 대표적인 작가로 손꼽히는지 알 것 같다.